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 '1R 3언더파' 이정은 "LPGA에선 안 떨었는데…한국 오니 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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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25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10야드)에서 열린 올 시즌 KLPGA 6번째이자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2번 홀 버디에 성공한 뒤 인사하고 있다. 제공 | KLPGA

 

[양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미국에선 안 떨었는데 오랜만에 한국에 오니 떨린다.”

오락가락 비가 내리고 맞바람까지 불어닥친 얄궂은 날씨에도 돌아온 여왕벌의 샷은 충분히 빛났다.

5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 참가한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첫 날 오후 조가 진행중인 가운데 공동 2위에 매겨졌다.

이정은은 25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10야드)에서 열린 올 시즌 KLPGA 6번째이자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

단독 선두 윤슬아(4언더파)에게 1타 뒤진 채 최혜진 장은수 김초희 등과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정은은 12번 홀(파3) 첫 버디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판 아멘코스’의 시작점인

13번 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았다.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후반 2~3번과 5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해냈다.

- 1라운드 마친 소감은.

(첫날) 3언더파면 만족한다. 내가 드로우 구질인데 오늘 스윙이 잘 안 됐다. 페이드로 공략하려고 했다.

보기 2개가 나왔는데 사실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게 아니라 세컨드 공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남은 3일을 잘 공략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 한국에서 모처럼 경기하는데 느낌이 색다르나.

설레고 LPGA에서는 오히려 긴장을 안 했는데 오랜만에 KLPGA에 오니까 긴장된다.

아직 LPGA투어 생활하면서 (갤러리 등이)내게 큰 관심이 없다.

매니저와 조용하게 경기하는데, (한국에서)오랜만에 팬과 재미있게 플레이한게 좋았다.

- 많은 갤러리가 그리웠나.

꼭 그런 건 아니다.(웃음)팬들이 응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나 혼자 골프 치는 것을 즐기는 것도 있다.

LPGA 투어에 만족하고 있다. 처음엔 너무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하는 게 재미있다.

골프를 시작한지 15년이 됐는데 가장 행복한 시기다.

- 음식이 잘 안맞는다거나 아쉬운 건 없나.

그런 건 없다. 내가 딱히 먹는 것을 가리지 않는다. 잘 자고 잘 먹기에 적응이 빠른 것 같다. 침대나 잠자리도 예민한 것도 없다.

- 한국과 환경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운동 환경이다. 미국은 코스마다 헬스장이 꼭 있다. 숙소 주변 좋은 호텔도 많아서 좋은 침대에서 편하게 자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힘든 건 햇빛이 너무 강해서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데, 내가 선글라스를 쓰고 공을 못 친다.

이를 어떻게 풀어야할지가 걱정이다. 지난 주 대회 1라운드 때 쓰고 쳐봤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2라운드 땐 이동할 때만 썼는데 눈 피로가 있더라.

- 장하나 선배가 골프 외적으로도 즐기라는 조언을 했는데, 특별히 다른 경험하는 게 있나.

하와이 대회를 앞두고선 대회가 없어서 바다를 보러 갔다. 그 전까지는 매주 대회가 있었다.

 내가 해당 코스를 쳐보지 않아서 (대회 주) 월요일에 늘 연습을 해야한다.

돌아다닐 시간이 없지만 주변 자연환경을 보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 미국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나.

하와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다.(웃음)

- 고진영이 조언도 해줬다는데, 도쿄 올림픽 얘기도 하나.

아직 선수끼리 도쿄 얘기는 안 한다. 한국 선배가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

1년 먼저 간 언니가 너무 잘하니까 따라서 열심히 하게 된다.

사실 겁이 났던 게 미국에서 돌아오는 선배들이 많아서 ‘LPGA가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진영 언니 등이 잘 해주니까 용기가 난다. 나 역시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성적을 내고 싶다.

- LPGA 신인상 경쟁이 한창인데.

한국서 신인왕 경쟁할 때보다 스트레스가 없다. 지금은 한국에서 3년간 쌓아온 경험도 있고 자신감이 있으니까 그런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경쟁할 땐 경쟁자가 누군인지 알기에 스코어도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경쟁자를 잘 모른다.

얼굴이나 이름을 잘 모르기에 상대 스코어를 보거나 예민하게 경쟁하지 않는다.

- 목표로 둔 대회가 있나.

ANA 대회를 하면서 진영 언니가 호수에 뛰어드는 것을 봤다.

 나도 톱10 진입하면서 가능성을 봤는데, 골프 그만두기 전 그 호수에 꼭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세리머니 자체가 다른 대회와 다르더라. 특히 마지막 날 날씨도 더워서 물에 뛰어들고 싶었다.

(웃음) 될지 모르겠지만 ANA 우승할 때까지는 은퇴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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