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 가는 이정은6 "식스라고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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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효녀 이정은6(23)이 미국에 간다.

미국 LPGA 투어 진출을 결정한 이정은이 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정은은 “목표는 신인상이다. 한국 선수의 5연속 신인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이다. 딸이 4세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정은은 아버지가 운전하는 장애인용 자동차를 타고 투어 생활을 했다.

반대로 골프장에서는 이정은이 종종 아버지의 휠체어를 밀어준다.

가족은 전남 순천에서 살았다. 순천에는 여성 티칭 프로가 없으니 세미프로가 되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을 것 같아 골프를 했다.

그러나 세미프로가 되기엔 너무나 열심히 훈련을 했다.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100kg짜리 역기를 메고 스쿼트를 했다.

이정은은 연습장에 가장 일찍 나가서, 가장 늦게까지 훈련을 했다.

숙소에 들어와서도 운동을 하면서 스윙을 생각했다. 꿈 속에서도 스윙을 했다.

골프를 제대로 시작한지 2년 만인 2015년 국가대표가 됐다.

그 해 가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몇 달 만에 3부, 2부를 거쳐 1부 투어 출전권을 땄다.

2016년 KLPGA 투어 신인왕, 2017년 전관왕이 됐다. 2018년 다시 3관왕에 오른 후 연말 LPGA 투어 Q스쿨 수석으로 LPGA 티켓을 땄다.

이정은은 “어릴 때 집안이 어려워 큰 엄마 손에 자라기도 했다. 가족 외에도 도움을 받은 분이 많다.

그 분들은 생활도 여유롭지 못한데 나를 도와주셨다. 나도 그분들을 도와야한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운동했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고속도로를 탄 이정은이지만 고민도 있다.

이정은은 “부모님이 걱정된다. 아버지 몸이 불편하시고 엄마 건강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어머니가 초반 3개월 정도만 미국에 와서 적응을 도와주신 후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보살피실 예정이다.

부모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그래도 자식 입장에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일단 우승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웠다.

그는 “한국에서도 첫 해 우승 없이 신인왕을 했다. 미국에서도 첫 시즌 우승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대회라도, 한 번이라도 우승하면 잘 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

물론 혹시 우승한다면 메이저가 더 좋을 것이고 2번 참가해 좋은 기억이 있는 US오픈에서 우승하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LPGA 투어 대비를 위해 바람 불 때 샷 메이킹과 100m 이내 웨지 샷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컷 당한 적이 있다. 코스가 어렵고 바람에 맞설 기술적인 샷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한 Q스쿨에 나가 보니 나보다 거리가 많이 나가는 선수가 많더라.

그들과 경쟁하려면 100미터 이내의 웨지 샷을 잘 붙여 버디 찬스를 만들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12월부터 열심히 영어 회화를 공부하고 있다.

호주 출신으로 유선영, 찰리 헐의 가방을 멨던 20년 경력 베테랑 캐디도 구했다.

이정은은 “KLPGA에서는 처음 가는 코스는 매 홀 사진을 찍어 놓고 자기 전에 보면서 눈에 익히려 노력했다.

 LPGA에서도 처음 가는 코스가 많으니 사진 찍어 놓고 계속 보게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15일 이정은은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2월 초 호주 오픈에 참가하고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타일랜드와, 싱가폴 HSBC 챔피언스에 참가 신청을 냈다.

혼다 타일랜드는 참가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정은은 “호주 오픈은 예전에 비해 이르지만 테스트 형식으로 캐디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첫 대회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또 “선배들이 LPGA 투어에서 워낙 잘 해 부담도 있다.

박인비, 유소연, 신지애 선배처럼 오래동안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진영 선배에게 장단점을 물어보니 좋은 점만 많이 말해주더라.

착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투어라는 느낌이 들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또 “미국에서 경기할 때 한국 언니들이 나를 식스라고 불렀다. 외국 선수들도 식스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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