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 이정은 "LPGA, 저 편하자고 포기할 문제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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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환경적인 부분 갖춰지고 준비가 되면 미국 가는 게 맞다"
9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 출전




'핫 식스' 이정은(22)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합격하고 금의환향했다.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 허스트에서 열린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이정은은

6일 오전 귀국해 미국 진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8라운드 경기로 진행된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45위만 하더라도 2019시즌 LPGA 투어에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정은은 국내 투어 최강자답게 당당히 1위로 미국행 티켓을 끊는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올해도 상금(9억5천305만원), 평균 타수(69.725타) 1위를 달리며 다관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 캡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이정은은

그러나 "아직 미국 진출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며 "현재로는 거의 50대 50"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항에는 이른 새벽부터 이정은의 부모와 팬클럽 회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마중을 나와 이정은의 '장원 급제'를 축하했다.

 

다음은 이정은과 일문일답.



--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마치고 귀국한 소감은.

▲ 8라운드가 정말 안 끝날 것만 같았는데 만족스러운 결과와 함께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

8라운드는 처음 해봤는데 심적으로 힘들었다.

만일 초반부터 제가 커트라인인 45위 언저리에 있었으면 더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해 비교적 편하게 하고 왔다.

 

-- 우승은 언제부터 확신했나. 끝나고 생각난 사람은.

▲ 사실 우승은 생각도 안 했는데 마지막 5홀, 3홀 정도 남기고부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끝나고는 역시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 미국과 한국 투어가 다른 점이 있다면.

▲ 음식이 가장 다르고 코스나 잔디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회 분위기는 국내와 비슷하고

이전에 미국 대회 출전 경험도 있어서 잘 하고 올 수 있었다.

 

-- 미국 진출을 계속 고민 중이라고 했는데.

▲ 제가 LPGA에 가기 위해 퀄리파잉 대회에 신청한 것이 아니고 아직 언어나 집 등 여러 준비도 덜 돼 있다.

모든 것이 준비돼 있을 때 가는 것이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주위에서는 미국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데도 고민이 되는 가장 큰 요인이 있다면.

▲ 가장 첫 번째는 미국에 가게 되면 친구들이나 한국에 있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못 만나고 골프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가 아직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 가면 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가족과 떨어져서 혼자 하는 것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아마 간다고 하면 부모님이 같이 가시기는 어려울 것이다.

 

-- 그런 환경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만 해도 마찬가지인가.

▲ 개인적으로만 봐도 아직 잘 모르겠다. 거의 50대 50이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더 고민해보겠다.

미국에 간다고 했을 때 어떤 준비가 돼 있고 이런 것을 해줄 테니 오라고 확실히 저에게 믿음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저도 결정을 내릴 수 있을 텐데 아직 그런 부분이 없다.

 비시즌에 그런 부분이 확실해지면 저도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확실해질 것 같다.

 

-- 주변 여건이 갖춰진다면 미국에 안 갈 이유는 없다고 봐도 되는가.

▲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1등을 했고, 그런 상태에서 안 간다고 하면 제가 한 명의 자리를 뺏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또 선수들의 꿈인 LPGA 투어를 제가 그냥 편하자고 포기하는 그런 가벼운 문제는 아니다.

일단 제가 원하는 환경적인 부분이 갖춰지고 준비가 되면 (미국에) 가는 것이 맞겠다.

 

-- 골프 선수로서 목표가 있다면.

▲ 제가 장기적인 목표보다 짧은 단기적인 목표로 차근차근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올림픽, 세계 1위, LPGA 투어 신인상 등은 너무 이른 얘기다.

 

-- 이번 주 KLPGA 투어 대회 각오와 시즌을 마친 뒤 계획은.

▲ ADT 캡스 대회는 컷 탈락이 없기 때문에 조금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회를 잘 마치면 이후 이벤트 대회 등에 출전하면서 팬 여러분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시즌이 다 끝나고 나면 좀 휴식을 취하고 싶다.

 

-- 이번 시즌을 돌아본다면.

▲ 2018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작년에는 골프가 잘 되는 때였지만 올해는 초반에 힘들 때가 많았다.

안될 때 잘하기 어려운 것이 골프인데 이겨내고 메이저 우승, 상금 1위 등을 하는 것에 만족한다.

시즌이 끝나면 준비를 잘 해서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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