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갑 이정은 올해도 일낼 것"..캐디 전병권씨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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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녀’의 캐디 전병권이 보는 2018시즌 기상도
지난 시즌 함께 4승.. 시상식때 개인상 싹쓸이

네차례 준우승의 안타까움.. 잘 곱씹어 전지훈련 할 것 
 
 
작년 4월 KLPGA투어 롯데 렌터카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 우승 프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정은과 캐디 전병권(왼쪽)

 

"지난해 네 차례 준우승을 생각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녀'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정은(22.대방건설)의 캐디 전병권씨(29)가

예상하는 '보스' 이정은의 2018시즌 기상도다.

이정은은 작년에 4승을 거둬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등 주요 개인상을 싹쓸이했다.

찰떡궁합을 자랑한 캐디의 공이 결코 간과될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전씨는 그런 평가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그는 오히려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전씨는 "일년에 4승을 거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분명 대단한 결과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 네 차례의 준우승이다.

그 중 연장전에서 패한 두 경기는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고 했다.

그는 "만약 (이)정은이가 그 때의 패배 원인을 잘 곱씹어 동계 전지 훈련을 한다면 올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디 전씨와 이정은의 인연은 2015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때 골프에 입문했던 전씨는 세미프로로 한동안 레슨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군 전역 이후 직업 캐디로 나섰다.

KPGA코리안투어서 활동 중인 김준성의 백을 처음 맸던 그가 이정은을 만나게 된 것은 같은 아카데미 소속이었던 배윤호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첫 대면에서 전씨가 느낀 이정은의 인상은 강한 멘탈이었다.

그는 "많은 선수들을 봐왔는데 정은이는 '멘탈갑'이었다"며 "강한 체력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중에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선수다"고 말했다.

오늘날 이정은이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멘탈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성격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전씨는 "나이가 어려서인지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좀 쉽게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조언했다.

결과로 입증되었듯이 둘은 투어에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그래서 역할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그린에서는 애매한 라인을 제외하고는 70~80%가량 선수 본인이 결정한다"며

"대신 페어웨이서 두번째 샷을 하기 전에 많은 대화를 한다.

특히 아이언 공략 때 타이트한 거리보다는 약간은 넉넉한 거리에서 편안하게 샷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전씨는 이어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것도 없다"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탄도를 조절하는 샷이 있었으면 한다.

 

아마도 이번 동계 전지훈련에서 이 부문을 중점적으로 연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작년에는 재미있는 에피소트도 있었다. KLPGA투어 18홀 최소타 신기록을 수립했던 지난해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3라운드 18번홀에서다. 당시 이정은은 17번홀까지 11언더파를 기록중이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한 타만 더 줄이면 대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이정은은 두 번째샷을 핀 5m 지점에 붙였다.

캐디 전씨는 이정은이 버디에 성공하면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르막 퍼트이니까 편안하게 쳐라"고만 했다. 그리고 이정은은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이정은은 캐디에게 "혹시 버디 잡으면 기록 경신인 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알고 있었다"는 캐디의 답을 듣고나서 "말 안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씨는 "캐디로서 많은 정보를 주는 것보다 되레 얘기를 안하는 게 더 도움을 준다는 걸 실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정은은 오는 11일 태국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 곳에서 영원한 스승인 전 국가대표 코치 김봉주 경기도골프협회장과 함께 올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시즌을 마친 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는 등 모처럼 개인 시간을 보낸 전병권씨도 올 시즌에 대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현재는 체력적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2월중에는 '환상의 콤비' 이정은을 응원하기 위해 태국 전지 훈련장에도 다녀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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