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대세' 이정은 "골프 1등? 소소한 일상이 더 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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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이정은6(21ㆍ토니모리)이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 관왕을 앞두고 있다.

대상과 상금왕을 조기에 확정한 그는 지난 5일 끝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기록해 최소 공동 다승왕을 확보했다.
4승인 이정은은 1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 골프클럽(파72ㆍ6,468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단독 혹은 공동 다승왕이 된다.
다승 공동 2위(3승) 김지현(26ㆍ한화)이 우승하더라도 4승으로 동률이다. 또 다른 3승자인 김해림(28ㆍ롯데)은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이정은은 평균 최저 타수 1위도 사실상 굳혔다. 69.73타(1위)의 이정은은 2위 고진영(70.10타)에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한 대회에서 0.37타를 따라잡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정은은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첫 우승(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때보단 7월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우승 때가 더 행복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첫 우승 때는 얼떨떨했고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2승째를 올렸을 때는 더 짜릿했고 행복했다.
1승 이후 우승을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도 번번히 기회를 놓쳤는데 그런 상황에서 다시 정상에 서게 돼 좋았다.
실력을 인정받는 느낌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확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는 확 늘어난 팬 숫자다. 그의 팬 카페 회원 수는 1,200여명에 달한다.
그는 “팬 분들이 갤러리로 온다. 간식은 물론 여름에는 선풍기, 부채 등도 챙겨준다. 야디지북 케이스도 마찬가지”라며 “그럴 때 마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 구나’라는 느낌이 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이정은을 두고 “경기할 때 얼굴에는 독기가 서려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여느 20대 초반 여대생과 다를 바 없었다.


이정은이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이정은은 ‘여가 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친구들을 만난다. 쇼핑을 주로 즐긴다. 윈도 쇼핑도 좋아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음악 감상도 그를 즐겁게 한다. 이정은은 가수 김보경(27)의 곡 ‘혼자라고 생각말기’와 래퍼 도끼(27)의 곡 ‘내가’를 즐겨 듣는 음악으로 꼽았다.
그는 “이 두 곡이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준다. 가사가 좋다”고 말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는 김난도(54) 교수가 쓴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꼽았다.


이정은은 ‘대세’로 거듭났지만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성공보다 행복을 더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과 세계랭킹 1위를 특별히 꿈꾸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고 해도 행복할 것이라고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LPGA에 가서 공을 잘 친다고 해도 꼭 행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내면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미국에 가면 부모님, 친척, 친구들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다. 골프로 1등 하는 게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소한 일상에서 얻는 행복이 크다”고 힘주었다.


‘이정은’ 하면 떠오르는 숫자는 ‘6’이다. 그의 이름 옆에는 ‘6’이 붙기 때문이다. KLPGA는 입회 연도에 따라 일련번호를 이름 뒤에 붙인다.

이정은에게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를 묻자 “지난 7월 US 여자 오픈 출전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현지 취재진이 ‘6’을 신기하게 여겼다”고 회상했다.
그는 “6은 나에게 굉장히 행운을 주는 숫자다.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때 3일 내내 6언더파 66타를 쳤다. 행운의 번호라고 생각하고 항상 옆에 두려고 한다.
숫자 6이 굉장히 맘에 들어서 자부심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투어에서는 ‘제1의 이정은’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이정은은 이번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평균 최저타수상까지 확정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고 있다.
전 관왕 탄생은 다승왕 시상이 시작된 지난 2006년 이후 7차례 있었다. 신지애(29)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내리 3년간 4관왕을 차지했고
2009년 서희경(31), 2010년 이보미(29), 2014년 김효주(22ㆍ롯데), 2015년 전인지(23)가 각각 전 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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