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6 “올해 내 점수는 80점…내년에 더 잘하고 싶어 20점 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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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은 누가 뭐래도 2017시즌 KLPGA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다. 시즌 4승을 거두며 대상과 상금왕을 조기에 확정지은 비결은

부상을 피해간 체계적인 몸 관리와 항상 지금에 만족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강철 멘탈이다. 사진제공 | KLPGA

 

“올해 4승, 성적이 잘 나와서 스트레스 제로 
흐름 바꾸고 우승 ‘하이원 대회’ 기억 남아
미국 진출…마음도 기량도 준비가 돼야죠 
아마를 위한 팁? 골프의 첫번째는 에이밍”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이정은6(21·토니모리)은 선수들 사이에서 ‘핫(HOT) 식스’로 불린다.

엄청난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시즌 내내 뜨거웠던 이정은6은 이미 시즌 4승을 달성하며 2017년 KLPGA 대상 1위와 상금랭킹 1위를 확정했다. 

시즌 마지막이자 5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8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앞두고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이정은6을 만났다.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1일에도 그는 역시나 바빴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곧바로 대회 주최 측이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준비한 SNS 인터뷰가 잡혀있었다.
그 사이 잠시 쉬는 시간을 활용해 인터뷰를 했다.
 


 

이정은6은 “1년 내내 거의 쉴 시간이 없는 게 사실이에요.

일주일 단위로 보면 월요일 하루 정도 쉴 시간이 있는데 그날은 꼭 학교를 가야하고,

 몸 관리를 위해 스포츠전문 재활센터를 방문하면 시간이 금방 가요”라고 자신의 스케줄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그는 현재 한국체육대학을 다니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멀리 있어도 월요일에 꼭 찾는 곳은 스포츠전문 재활센터다.

“올해에 아픈 곳이 거의 없었던 것이 좋은 성적이 나는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일요일에 대회를 마치면 월요일은 무조건 스포츠전문 재활센터에 가서 몸 관리를 하거든요.

몸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가는데 그 덕분에 올해는 부상이 전혀 없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골프는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멘탈이 승패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했던 것이 바로 멘탈과 관련한 스트레스 관리였다.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뜻밖에도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였다.

이정은6은 “사실 선수들에게 골프 자체가 스트레스거든요. 늘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저는 올해 성적이 워낙 잘 나서 다른 선수들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지 않았어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서 활짝 웃었다. 

하지만 자신의 올 시즌 경기력 평가는 조금 박했다. 80점만 줬다.
 



“올 시즌 한 80점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승 기회가 더 있었는데 놓친 것도 있고 해서 20점 정도는 남겨두려 해요.

그런 부분을 더 보완해서 내년에 더 잘해보고 싶어서 20점은 뺐어요.

(점수가) 박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올 시즌 전체를 되돌아보면서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이정은6은 “하이원 대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사실 제 흐름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흐름을 바꿔 우승을 해서 더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에 6타를 뒤져 우승이 힘들었는데 연장전에 가서 우승을 했어요.

사실 연장전에서도 제가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그것도 이겨냈거든요”라고 얘기했다.

시즌 도중 한 차례 흔들릴 뻔했던 변곡점도 있었다.

“팬텀클래식(9월말)에서부터 아이언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그렇다고 성적이 확 나빠진 것은 아니었어요. 코치해주시는 프로님께서 그립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셨어요.

경기를 많이 치르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립이 조금 바뀌었다는 걸 알지 못했거든요.

그때 빨리 문제를 찾아 수정한 뒤 그립도 아이언 거리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됐어요”라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번 시즌 KLPGA 무대를 평정한 그의 다음 행보에 많은 골프팬과 관계자들이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이정은6은 “많은 분들이 미국에 진출하느냐를 궁금해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안 간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아직 준비가 덜된 것 같아요. 미국은 준비가 돼야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의 준비도 그렇고, 기량의 준비도 마찬가지에요.

지금 미국에 가서 잘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요”라고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는 일단 올 시즌을 마치면 체력훈련부터 시작할 참이다.

그런 뒤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좀 더 단단하게 샷을 가다듬을 준비만 해 놓았다.

 
 


 

이정은6은 “올 시즌을 시작할 때 이만큼의 성적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투어 프로를 도전하다가 안 되면 레슨 프로를 하려고 골프를 시작했어요.

KLPGA 1부 무대에 뛰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어요. 저에게는 그 자체만으로 꿈같은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만족해요. 지금 내가 처한 상황 자체를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에요.

솔직히 지금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 정도 잘할지 상상도 못했거든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상상도 못했던 인기와 관심 소위 말하는 스타덤에 오른 부담감을 만족이라는 간단하지만

누구나 쉽게 하기 어려운 마음가짐으로 잘 다스리고 있는 이정은6의 성공비결은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과 지금의 상황에 만족한 덕분인지 그는 어렵게 라운드를 풀어가는 날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경기 때 버디찬스를 계속 놓치면 짜증이 날 만도 한데 그는 표정의 변화도 없다.

마지막 3홀을 남기고 그날의 첫 버디를 잡으면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할 정도로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레슨 프로를 꿈꿨다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팁을 하나 부탁했다.

“골프는 에이밍(방향 설정)이 중요해요. 아마추어들이 제일 착각하는 부분이 그 것이에요.

에이밍이 나빠 볼이 잘 못 가는 것인데 스윙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에이밍이 골프의 첫 번째라고 생각하고 치면 조금이나마 성적이 더 잘 나올 수 있어요”라고 이정은6은 귀띔했다. 

여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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